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『금주의 시 』 마경덕 시인 <신작시>

'쓰라린 후회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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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현주 기자
기사입력 2023-07-26

  © 전남방송

▲ 사진/ 마경덕 시인

 

 

 

 

쓰라린 후회

 

 

아버지는 밤늦게 어두운 골목을 밀고 오셨다

 

불이 꺼진 마루에 홀로 앉아

주절주절 술이 깰 때까지 알 수 없는 말을 흘리셨다

 

아홉 자식이 있었지만

지루한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

 

술주정에 몸서리치는 어머니처럼

나도 귀를 닫아버리고

밤마실 나온 달도 돌아앉았다

 

밤새 토해놓은 말을 베고 그 자리에 쓰러져 잠이 든 아버지

한집에 살았지만 너무 멀리 있었다

 

어느 날 깊은 잠에 빠져

영영 깨어나지 못한 아버지

 

그때부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

새벽의 발등이 젖도록 쏟아낸 속엣말은 무엇이었을까

 

그리고 깨달았다

 

우리 식구 그 누구도 아버지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는 것을

 

 

 

프로필

 

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등단

시집『신발論』 『글러브 중독자』 『사물의 입』 

『악어의 입속으로 들어가는 밤 』 외

북한강문학상 대상

두레문학상

선 경상상인문학상

모던포엠문학상

김기림문학상본상 수상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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